"도대체 그 많은 일을 어떻게 해요?
"잠을 몇시간 자요?"
지난 몇년간 받은 질문들 중 '시간' 관련 질문이 3위 안에 들어요. 님도 궁금한 부분이겠죠?
저는 2018년 4월, 서울대 박사 학위 과정 중에 여우마켓을 창업했어요. 여우마켓을 운영하고, 기업에서 강의를 하고, 온라인 강의를 런칭하고, 책을 쓰고, 인스타를 하면서 박사학위를 받았죠. 윤우가 돌도 되기 전에 여우마켓을 시작했지만, 입주이모님이나 양가 부모님의 정기적인 도움 없이 윤우를 키웠어요. 주말에는 일을 거의 안 하고, 잠은 평균 6-7시간 자요 (주말에는 훨씬 더 많이 자요!). 요즈음에는 2시간씩 운동을 하는데 주 3회 정도 하고 있어요. 그리고 대체로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고 있어요.
어떻게 가능한걸까요?
많은 분들이 '시간 관리'를 '시간을 쪼개서 최대한 많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모든 사람에게는 똑같은 양의 시간이 주어져서, 할 수 있는 일의 양은 누구나 한정적이예요.
우리에게는 매일 24시간 생겨요.
세상에 이보다 공평한 자원은 단 한개도 없어요. 부자든, 가난하든, 어리든, 늙었든, 사회적으로 성공을 했든, 하지 않았든 간에 모두에게 똑.같.이. 24시간이 주어지죠. 님에게도, 저에게도, 그리고 우리 주변 모두에게 한치의 오차도 없이 동일한 시간이 있는거죠.
모든 인간에게는 태어난 순간부터 죽는 날까지 하루 24시간이 주어지는데, 새삼스레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은 착각이예요.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렇게 느끼는 걸까요? 왜 시간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시간에 끌려 다니면서 동동 거리는 것일까요?
깊게 생각하지 않은 수 많은 일들, 내가 추구하는 가치나 의미와는 전혀 관계 없는 일들을 주어진 시간 안에 꾸역 꾸역 밀어넣기 때문이예요. 시간은 영원히 양이 정해져 있는 자원이예요. 그러니 '나'를 위해서 어떻게 활용해야하는지 고민하면서 배분을 해야하는데, '해야 할 일'들에 휩쓸리면서 애꿎은 시간만 탓하죠.
지금 내 시간을 채우는 일들이 정말 나에게 가치 있는 일들인가요? '시간이 부족하다'며 미루는 일들이 정말 나에게 가치가 없나요?
우리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수많은 일들을 쉽게 미뤄요. 현재 시간을 채우는 일들보다 더 중요하고, 더 가치 있고, 더 의미 있는 일들이 눈 앞에 나타나도 관성에 의해, 남의 요구에 의해, 사회의 눈치를 보며 시간을 재배분하지 않죠.
그러니까,
지금 당장 멈추세요!
"도저히 할 시간이 없다"는 것은 "나에게 가치가 없다"는 말이예요. "내 시간을 쓰고 있다"는 것은 "나에게 가치가 있다"는 것이죠. 언제든 양이 줄어들고, 늘어날 수 있는 '돈'을 사용할 때는 그토록 많이 고민하고, 계획하고, 복기하고, 기록하면서 내가 가진 것 중 가장 가치 있는 자원, 절대로 늘리지 못하는 시간을 배분하는데는 그 정도의 고민을 하지 않아요.
내 시간의 주인이 되고, 더 나은 미래를 사는 더 나은 내가 되려면...
"쏟아지는 일들로 무작정 시간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중요하고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들에 주도적으로 시간을 배분해야해요! 결국 어디에 시간을 배분해야하는지 아는 것이 시간관리의 첫 걸음이예요."
저는 현재, 맘미라는 브랜드와 하우스오브앰버라는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고, 인스타그램에 매일 콘텐츠를 올리고, 온라인 강의를 운영중이예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계획하고 있고 틈틈히 글도 쓰고, 책도 많이 읽어요. 나의 미래와 사업에 필요한 사람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만나기도 하죠. 6살 아들을 키우면서 하원을 담당하고, 주말에는 온전히 가족과 시간을 보내요.
하지만 저는 청소를 안해요. 청소 이모님이 일주일에 1번, 4시간 가량 청소를 하시죠. 6살 아이가 함께 살고 있으니, 그날 빼고 다른 날은 집이 지저분하지만 일주일간은 그냥 둬요. 요리도 안해요. 윤우가 입이 짧은 탓도 있지만, 모든 국과 반찬은 사서 먹이고 밥만 해요. 설거지는 2-3일에 한번 식기 세척기에 넣고 빨래도 1주일에 한번 이모님이 돌리고 나머지는 업체에 맡겨요. '친목'만을 위해 사람을 만나는건 1년에도 몇번 안되고, 취미 생활은 없어요.
여전히 8년전 남편이 총각때 산 차를 타고, 저는 차가 없어요. 윤우 낳고 명품을 산적이 없고, 옷을 매우 좋아하지만 백화점에서는 안 사요. 윤우는 돈이 드는 학습/과외 활동을 전혀 안해요. 비싼 장난감이나 책도 안 사고, 옷은 활동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저렴한 것들을 사죠. 대신 일과 윤우에 집중 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들, 윤우와 우리 가족의 추억을 남기는 일들, 그리고 미래를 위한 투자에는 아끼지 않아요.
돈과 시간은 떼어놓을 수 없는 '한정적이고 귀한 자원'이예요. 이 자원의 배분은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와 직접적으로 연결 되어 있어요. 그러니 매순간 '내 시간의 사용과 내 삶의 가치'가 잘 잘 정렬 되어 있는지 점검을 해야해요.
아마도 어떤 사람은 저를 '게으로고 나쁜 엄마'로 볼거예요. '세상 물정 모르는 뒤처지는 엄마'라고 흉을 볼 수도 있죠. 친구가 없는 '왕따' 혹은 취미활동도 없는 '재미 없는 사람'으로 비춰지기도 하겠죠.
하지만 저는 사업의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나가는 대표이며, 남편과 대화를 많이 하는 아내이고, 나의 교육관에 맞게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고, 밝고 에너지 넘치는 인플루언서예요. 또한,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청년이죠.
언젠가 제 삶의 가치와 의미가 바뀌고 중요도도 변동이 생길거예요. 삶의 어떤 시점에서는 요리와 청소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거나, 일보다는 취미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배분할 수도 있겠죠. 올해 번아웃이 오고 체력과 정신력이 떨어져서 인스타를 조금 멀리하고 운동을 시작한 것 처럼요. 새로운 기회나 활동이 생길때마다, 혹은 지금 하는 일들에 에너지가 생기지 않을 때마다 '지금 하고 있는 일들보다 더 가치 있고 중요한가? 지금 내가 시간을 배분한 일들보다 나에게 의미가 있는가'라고 물으면서 내가 나의 시간의 주인이라는 것을 잊지 않을거예요.
나에게 주어진 세상에서 가장 귀한 재화를 남의 기준에 맞춰 사는데, 남의 눈치를 보는데, 남의 눈에 멋져 보이는데 혹은 이전에 했던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데 낭비하지 마세요. 돈을 아끼는 만큼, 시간도 아껴주세요. 돈은 상황에 따라 유동성이 있지만, 시간은 영원히 고정되어 있는 가장 특별한 자산이라는 것을 꼭 기억해주세요.
'내 인생에서 가장 귀한 자산인 시간의 유일무이한 주인은 나다!'
내가 원하는 삶, 내가 꿈꾸는 미래,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위해서 시간을 잘 배분하자구요. |